단군 신화에서 등장하는 신물(神物). 환웅이 지상으로 내려올 때 아버지 환인에게서 하사받은 물건.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환인이 환웅에게 하사했다는 세 개의 신물. 명칭을 그대로 풀이하면 '하늘의 부절(符)과 인장(印)'을 의미하며, 환웅이 천제(天帝)의 아들로서 지상을 통치할 정당성이 있음을 증명하는 일종의 신분증이자 권력의 상징이다. 흔히 3이라는 숫자 때문에 동양의 천·지·인 삼재 사상과 연결되기도 하며, 고대 사회의 제정일치적 성격을 보여주는 핵심 소재로 다뤄진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설은 청동거울, 청동검, 청동방울의 3종 세트라는 주장이다. 이는 육당 최남선이 단군신화를 샤머니즘적 관점에서 해석하며 제안한 것으로, 당시 무당의 주요 무구(巫具)와 청동기 유물을 연결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는 고증보다는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한 '견강부회'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20세기 이전 문헌에는 천부인을 구체적인 물건으로 특정하는 기록이 전혀 없으며, 최남선이 일본 황실의 상징인 '삼종신기'에 맞춰 단군신화를 무리하게 해석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역사언어학적이나 제도사적으로 접근하면, 천부인은 문자 그대로 군사적 부절(符)과 행정적 도장(印)을 뜻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책봉 체제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권위를 부여할 때 쓰던 용어가 신화 속으로 투영된 결과로 보인다. 즉, 환웅이 풍백, 우사, 운사라는 관료 조직을 거느리고 내려왔다는 대목과 결합해 보면, 고조선이 초기 국가 단계에서 이미 체계적인 통치 시스템을 갖추었음을 '천부인'이라는 상징적 단어로 압축해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천부인의 실체는 특정 유물이라기보다는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신성한 통치권'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학술적으로 더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