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의종 24년(1170) 무신란을 기점으로 성립된 무신정권은 원종 11년(1270) 개경 환도와 임유무의 처형에 이르기까지 정확히 100년 동안 지속된 고려사의 특수 정권이다. 이 시기는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이 집권하며 중방을 중심으로 합의제 정치를 펼친 초기 26년과, 최충헌이 이의민을 제거한 1196년부터 임유무가 살해된 1270년까지 최씨 가문과 그 후계 무신들이 교정도감을 통해 1인 독재 체제를 유지한 후기 74년으로 구분된다. 무신들은 기존의 문신 중심 관료 체제를 파괴하고 교정도감, 정방, 서방과 같은 독자적인 정치 기구를 수립하여 국정을 장악하였다.
무신정권의 권력 기반은 도방, 삼별초, 마별초와 같은 강력한 사적 무력 집단에 있었다. 특히 최우 시기에 완성된 삼별초는 치안 유지와 군사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반관반민의 특수부대로서 후기 무신정권을 지탱하는 핵심 지지 세력이었다. 대외적으로는 주체성이 강하게 나타나 최씨 정권 주도로 강화천도를 단행하고 30년에 걸친 항몽 전쟁을 전개하였으나, 장기간의 전쟁은 사회 경제적 피폐와 토지 제도의 붕괴를 초래하였다. 내부적으로는 하극상의 풍조에 자극받은 망이·망소이의 난, 만적의 난 등 농민과 천민의 저항이 잇따랐으며 사원 세력 또한 정권에 끊임없이 도전하였다.
문화적으로는 문신들의 정치적 진출이 제한되면서 현실 도피적이거나 비판적인 패관문학이 발달하였고 이규보와 같은 문인들이 최씨 정권의 후원을 받으며 활동하였다. 불교계에서는 지눌이 수선사 결사를 통해 정혜쌍수와 돈오점수를 강조하는 조계종을 확립하여 무신정권의 사상적 지주 역할을 하였다. 1258년 최씨 정권이 무너진 후 김준, 임연, 임유무로 이어지는 후기 무신 집권기를 거쳐 1270년 개경 환도가 결정되자 무신정권의 무력 기반이었던 삼별초가 대몽 항전을 이어갔으나 1273년 최종 진압되며 무신 지배의 역사는 완전히 종결되었다.